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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내가 원하는 학교 - 조상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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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연 당진참여연대 사무국장

학교는 자연인을 노동자로 만드는 훈련기관인가?노는 인간, 즐기는 인간에서 임금의 댓가로 노동을 하는 인간으로 훈련되어지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고 학교란 노동의 노하우와 함께 사회의 룰을 익히고 적응하는 장소다. 정해진 시간에 수업을 시작하고 수업의 성취도에 대해 평가받는 것은 임금노동자의 근무평점과 같다. 그런 면에서 0교시는 조기출근으로 보충수업은 시간외 근무로 야간자율학습과 학원교습은 야간근무로 이해하면 되겠다. 자본의 국제화로 한 국가 내에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서 가장 손쉽게 제시할 수 있는 것은 저렴한 노동이며 그를 위해서는 아무 생각 없이 철야를 밥 먹듯 할 수 있는 잘 훈련된 수동적인 노동자가 필요하다. 생각해보라 그렇게 열심히 일해서 과연 행복하였는가? 엄청난 노동의 댓가는 내 아이들의 몸값을 높이는 사교육의 댓가로 들어가고 있다. 또한 그 것들은 상승하는 땅 값으로 변해서 내가 살고 있는 집의 집세로 들어가고 있다. 미래를 위해서 현실을 희생하는 일들을 지금도 하고 있지는 않은가?

학교는 시험을 보는 곳으로 학원은 시험을 준비하는 곳으로 변한지 오래이다. 지금 많은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잠을 자고 있다. 많은 아이들은 수업을 이해할 수 없어서 거나 실제로 졸립기 때문에 자고있다. 사교육을 받느라 절대적인 수면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시험을 보는 기관에서 시험시간이 아닌 시간에는 잠자는 것이 옳다. 학원에서는 학원생의 내신성적을 올리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시험기간에는 족보라는 과거 학교의 시험문제를 알려주고 있다. 교사가 학원강사를 이겨야한다고? 보충수업을 받는 아이가 학원수업을 받는 아이보다 내신이 잘나오는 것이 이기는 것이라면 방법은 단 하나이다. 자신의 시험문제, 자신의 족보를 오픈하는 일이다. 하지만 그것이 선생님이 할 일인가?

회사, 아니 인사담당자나 중간관리자는 어떤 사람을 원하는가? 회사가 원하는 사람은 이익을 많이 창출할 수 있는 창의력이 높은 인재를 원할 것이다. 하지만 인사담당자나 관리자가 원하는 인재는 바로 시키는 일에 군소리 없이 일 하는 사람이다. 물론 능력이 출중하면 더 좋다. 그런 조건에 딱 맞는 인간형이 있으니 바로 sky로 대변되는 소위 명문대 출신이다. 미래의 당근을 위해서 과도한 노동(공부)에 묵묵히 따르며 그에 대한 성취를 맞본 사람이야 말로 그들이 원하는 사람이다. 그러니 회사가 요구하는 인력과 뽑히는 인력이 다르고 우리나라의 경쟁력이 형편없는 것이며, 노동자는 저질의 생산력을 근로 시간으로 때우게 된다. 우리나라의 노동자는 어려서부터 야근과 철야에는 이골난 터이니 그들은 근무시간에는 어영부영 일을 늘여서하며 시간당 낮은 급료를 시간의 양으로 커버하면서 살아가는 것이다.

창고지기를 뽑는데 토익을 시험 보는 시대가 되었다. 회사는 왜 과도한 영어실력을 요구하는가? 언어에 대한 선호는 현재 권력자에게 적응려는 것이고, 언어습득이라는 것은 보통의 경우 많은 시간을 꾸준히 해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권력 지향적이고 꾸준함은 자본이 선호하는 노동자의 조건이다. 권력에 순종하고 아무생각 없이 노동에 매진할 수 있는 인간의 척도로써 영어실력의 여부는 좋은 도구이다. 자신의 몸값을 높이기 위한 도구로써 교육을 이해하는 순간 교육은 전체주의적인 인간을 훈육하는 것이다.

나는 가진 자의 이익을 위해서 복무하는 인간으로써가 아니라, 미래를 위해서 현재의 행복을 유보하는 장소로써의 학교가 아니라, 더불어사는 개인으로써의 자신을 실현해나가는 행복한 학교를 꿈꾼다. 공교육은 도저히 사교육이 주지 못하는 어떤 것을 추구하여야 하고 그것은 학생의 몸값이 아니라는 것은 분명하다. 내가 원하는 학교는 아이들이 잠을 자지 않는 학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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