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진을 잘 찍지 않은 탓인지 사진집을 보니 내 사진이 정말 많지 않았다. 또한 일에 쫓기다보니 가족과 같이 여행가서 찍은 사진도 별로 없었다. 이번 기회를 통해 아내와 아이들에게 미안함과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첫 번째 사진은 23년전 둘째 남동생의 탑동초등학교 졸업식 때 찍은 것이다. 어머니, 두 남동생과 학교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었고 우리는 자리를 옮겨 탑동교에서도 한 장 더 찍었다. 두 사진 모두 뒤로 보이는 풍경들이 많이 변한 것이 눈에 들어오며 졸업식이 끝나고 지금은 없어진 이교다리 쪽 중국집으로 자장면을 먹으러 갔던 일이 새삼 기억난다.
두 번째 사진은 당진중학교 2학년 때 수학여행가서 찍은 것이다. 웃옷을 벗고 친구와 함께 이소룡 흉내를 내고 있는 것이 재미있다. 이 당시 수학여행 주코스는 지금과 달리 경주로 ‘고정적’이었다. 반면 밤에 몰래 자는 친구들 얼굴이나 팔에 사인펜으로 그림을 그리는 것은 이때도 똑같았다.
세 번째 사진은 지금은 정보고로 이름이 바뀐 당진상고 1학년 때 사진이다. 학교에서 회계를 전공했던 나는 자격증을 따기 위해 늦은 밤마다 학원에 다녔는데 이 사진에는 당시 윤성학원에서의 모습이 담겨 있다. 부기수업 중인데 지금은 잘 쓰지 않는 주판, 낡은 책상 등이 세월의 흔적을 느끼게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