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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읍면소식
  • 입력 2024.03.22 19:49
  • 수정 2024.03.22 19:56
  • 호수 1497

대호지 산불 1년 후
불 타는 데 3일…복구되기까지 3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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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성리·조금리 일원서 발생한 화재, 결국‘원인 미상’
화재로 인해 소실된 30만 평…15만 평에 나무 심는다
당진시, 오는 28일 식목일 행사 대대적으로 개최

 

“4월 2일 일요일 오전 11시 20분경 산불 발생 알림 문자를 받고 곧바로 사성1리 현장으로 출동해 먼저 도착한 소방차와 산불 진화를 도왔다. 바람이 거세 산불이 급속도로 확산하고 여기저기로 불씨가 날아다녀 위험함을 느꼈다. 차츰 대원들도 하나 둘씩 모였고 모든 대원이 정신없이 바빴다. 산불은 2박 3일 동안 사성1리의 산을 태우고 4월 4일 정오쯤에 완전 진화됐다. 당진시청 직원과 당진의용소방대연합대원, 대호지 주민 2000여 명의 민간 인력이 동원 투입된 어마어마한 화재였다. 모든 이들의 수고 덕분에 다행히 인명 피해나 주택 화재를 막아낼 수 있었다. 고생한 수많은 분의 수고에 경의를 표한다.” 

<김계훈 대호지전담의용소방대장의 1년 전 일기 中>  

 

거센 바람에 이리저리 불씨 날려

지난해 4월 2일부터 4월 4일까지 장장 3일 동안 화마가 대호지 사성리와 조금리 산을 집어삼켰다. 거센 바람에 불씨는 이리저리 날렸고, 건조한 4월의 날씨 탓에 좀처럼 산불이 잡히지 않았다. 

이날 화재에 투입된 인력만 2091명으로, 소방관은 물론 당진시 공무원 역시 전 직원 동원령이 떨어졌다. 이외에도 대호지 주민과 자원봉사자, 지역 내 단체 등이 화재 현장으로 뛰어들었다. 수많은 인력 투입과 구슬땀이 모이면서 불은 꼬박 54시간 동안 산을 태운 뒤 완전 진화됐다. 그때쯤 당진시 전역에 단비가 내렸다.

당진시에 따르면 당시 대호지 산불로 인해 소실된 면적만 98ha(약 29만6000평)에 이른다. 당시 한식을 앞두고 방문한 성묘객의 담배꽁초가 화재 원인으로 추정되기도 했으나 결국 원인을 밝히지 못하고 ‘미상’으로 남았다.

“나무 죽어가는 것 보면 불쌍하지”

약 1년이 지난 19일, 화마가 휩쓴 대호지면 사성리 일원을 찾았다. 불에 타 거뭇한 나무의 밑동과 곳곳에 화재의 잔해들이 남겨져 있었다. 주변이 모두 타서 없어진 곳에 높은 소나무 한 그루가 뻗어 있었다. 솔잎은 여전히 초록빛이나, 밑동은 검게 탔다. 옆 산의 푸르름과 대비되는 듯 산불이 지나간 사성리의 산은 황량하기만 했다. 

 

산불이 일어난 곳 바로 앞에 거주하는 신은분(84·사성리) 씨는 “나무가 타서 불쌍하게 죽어가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는 “지난해 불이 났을 때 밭에서 일하고 있었는데, 산 꼭대기에 불 나는 게 보였다”며 “불이 나는 동안 아들네 집에서 지냈는데 혹시라도 산 아래 집까지 불탈까봐 걱정됐다”고 그날의 기억을 꺼냈다. 

산불 아래 비닐하우스가 있는 정종성(66·사성리) 씨는 “생전에 산이 복구되는 걸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씁쓸하게 말했다. 그는 “화재가 난 3일 동안 잠 한숨 못 자고 산 아래 하우스가 탈까봐 지키고 있었다”면서 “그때 무진 고생했다”고 말했다. 

“밀원수로 산림 조성”

한편 현재 당진시 산림녹지과에서는 산불이 발생한 대호지 사성리·조금리 일원 산에 대해 복원 사업이 한창이다. 산불이 발생하면 먼저 연소된 나무를 제거하는 피해목 제거가 진행된다. 현재 대호지에서도 산불로 소실된 98ha(29만 6000평) 중 산주의 동의를 받은 50ha(15만 1250평)에 대해 벌목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산림녹지과에서 나머지 구역에 대해서도 계속해 산주와 통화하거나 공문을 발송했으나 동의를 받을 수 없었다. 이곳을 제외하고는 불에 탄 나무들이 말끔히 벌목됐다.

 

피해목 제거가 끝나면 본격적으로 산림 조성이 시작된다. 당진시는 오는 28일 대호지 산불 1년을 맞아 복원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의미를 담아 이곳에서 식목일 행사를 치를 예정이다. 

이날 당진시와 당진시의회, 대호지 주민, 지역 내 기업과 산림조합 임원 등 300여 명이 자리할 예정인 가운데, 산림 복원을 기원하는 마음으로 묘목을 심을 계획이다. 이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대호지 산림 복원이 이뤄진다. 이곳에 심어지는 나무만 13만여 본에 이른다. 

당진시 산림녹지과는 산불이 발생한 곳에 다양한 밀원수로 새 숲을 꾸밀 예정이다. 밀원수란, 꿀벌이 꿀을 빨아 오는 원천이 되는 나무다. 당진시 산림녹지과에서는 “엘니뇨와 라니뇨 등 이상기후로 인해 꿀벌이 죽어가고 있다”며 “벌집 붕괴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꿀을 생산할 수 있는 벚나무와 헛개나무, 백합 등을 심어 꿀벌의 개체수를 늘리고 동시에 산불을 방지할 수 있는 방화림을 조성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28일 식목일 행사 개최”

산이 잿더미로 변하는 것은 한순간이지만, 다시 이전의 상태로 돌아가는 데는 수많은 시간이 걸린다. 대호지 산 역시 3일의 화재로 인해 복원하기까지 약 30여 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당진시 산림녹지과 관계자는 “올해 나무를 심고 약 3년 동안은 풀베기를 한 뒤 이후 10년 정도가 되면 잡목 제거 등을 거쳐, 이후 어린 나무 가꾸기 사업이 진행된다”며 “화재가 발생하면 땅에 유기질이 거의 없어 건조하고, 양분 공급도 원활히 이뤄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나무가 생장하는 데 10년, 다시 꽃이 피고 경관을 유지하기까지는 약 30여 년이 소요된다”고 말했다. 

 

한편 국가화재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당진에서는 최근 5년(2018~2022년) 동안 한 해 평균 12건의 임야(산불+들불) 화재가 발생했다. 최근 5년간 총 58건의 임야 화재가 발생한 가운데, △2018년 14건에서 △2019년/2020년 10건, △2021년 7건으로 감소했다가 △2022년 17건으로 증가했다. 5년 동안 임야 화재로 1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총 9454만 9000만 원의 재산 피해, 약 14.89ha의 산림 피해가 발생했다. 

산불 화재가 봄철에 집중되는 데다가 산불의 원인 중 ‘부주의’ 비중이 높은 가운데, 화재 대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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