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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07.27 00:00
  • 호수 771

[시와의 만남]“‘산꾼’되어 산에 대해 담아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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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혜경 연혁 •전북 완주 출생 •호수시문학회 창립회원 •충남장애인 편의시설 촉진단원

윤혜경 시인은 ‘산꾼’이 다 되어버렸다.
호수시문학회를 창단하고 회장을 역임하며 회원들을 만나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대신 산에 가는 횟수가 점점 늘고 있다.
산을 다녀와야 생기가 흐른다고. 날씨 때문에 산에 오르지 못하는 날이면 밥맛도 없어 온 몸에 기운이 없다고 했다.
“요즘에는 지인들과 함께 차령산맥의 정맥을 15구간으로 나눠 구간별 등반을 하고 있어요. 산은 나에게 주치의예요. 산을 안가면 혈압도 오르고 허리에 통증도 더 오는 것 같죠. 남들은 걷기 운동하면서 몸을 사릴려고 하는데 나는 몸을 혹사시켜야 혈압이 내려가요. 신기하죠?”
주로 남자들로만 구성된 산행에는 험난한 코스도 있고 9시간씩 등산이 이어진다고 한다. 9시간씩 이어지는 등산에서 한 인간의 죽음, 세상에 대한 고민, 인간관계 등 인생 공부가 주를 이룬다고 했다. 단순히 건강을 위해 시작한 등산은 인간으로서의 고뇌와 작품활동에 많은 도움을 준다고.
“자연은 거짓말을 하지 않아요. 인간으로 태어나서 자연만큼 거짓이 없었던가 생각하기도 하고 자연을 몸소 느끼죠. 생각이 많은 날도 있고 때론 잡생각 떨치러 모든 걸 내려두고 건강과 자연만 느끼러 떠나기도 해요.”
산 이야기를 들려주는 내내 들떠 있던 윤혜경 시인은 가족들도 농담으로 산에 들어가 살게 되는 것 아니냐고 묻곤 한다고 말했다. 일주일 중 3일은 산행에 나서는 그녀에게 요즘 쓰고 있는 시들도 모두 산을 주제로 한 시라고 했다. 
“요즘 보고 느끼는 것이 산에서 느낀 것들이기 때문에 산에 대한 시가 많죠. 산 이야기라면 자다가도 깨고 몸이 반응하니까 산행 후 밤늦게 쓰는 시에 대해서도 지치지 않아요. 국내 산맥만 찾아다녀도 못 가본 곳이 많아 앞으로도 산행을 계속하면서 자연과 산에 대한 시를 쓰고 싶어요.”

지리산 세석산장에서

숄처럼 걸친 패랭이꽃
땀 눈물에
눈꼬리가 꼬부라졌다
그래도 잠시 꿈에
그 누구와 눈맞춤을 하려 했겠지
배낭에
짓눌린 어깨가
아픔인지 뜨거움인지
장단 없는 발걸음에
끌리는 등산화만
돌부리에 와그작와그작
박치기에 눈이 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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