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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2024-03-28 10:4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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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엔 꼭 첫 시집 발간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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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혁 - 당진읍 출생 - 공무원 문학 신인상 등단 - 공무원 문인협회 - 당진시인협회 - 호수시 문학회 회원 - 당진우체국 근무

심장섭 시인은 당진우체국 집배원으로 근무하며 집집마다 소식을 전해주는 일을 하고 있다. 그는 빨간 오토바이를 타고 당진읍 내 골목을 누비며 사람들을 만난다. 여름이면 땡볕 아래 거무잡잡한 얼굴이 되곤 하지만 마을 작은 정자에서 나누는 수박 한 조각에 정을 느끼기도 한다고.
“아무래도 편지는 많이 줄었죠. 대신 광고, 홍보물이나 고지서 등이 늘어나서 집배원들의 할 일은 아직 많아요. 매일 당진읍을 돌아다니다 보니 살도 많이 타지만 어르신들이 주시는 수박 한 조각, 물 한잔에 한 숨 돌리기도 하죠.”
심 시인이 주로 우편배달을 하는 곳은 당진읍내와 우두리 부근으로 많은 사람을 만나면서 때론 자연을 만끽하기 좋다고 말했다. 시를 쓸 수 있는 소재들을 찾기 쉬운 편이라고.
“우편물을 배달하다가 문득 생각나는 것, 자연에서 본 것, 모든 것이 시의 소재죠. 자연에서도 일하고 도심에서도 일하니까 생각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요. 올해 목표는 첫 시집 발간이에요. 문예지에 작품을 많이 싣기는 했지만 아직 시집을 발간하지 못했죠. 시인인데 시집이 없어 부끄러워요.”
심장섭 시인은 올해 첫 시집을 발간하기 위해 작품활동을 열심히 하려고 하지만 생활이 바쁘다며 내년으로 미룰까봐 걱정이라고 했다. 오후 6시면 퇴근이지만 더 많은 가정에 우편물을 배달하다 보면 퇴근 시간이 늦어지기 때문.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일이 제 시간에 끝나는 것이 아니니까 작품활동이 가끔 힘들 때가 있죠. 요즘은 대개 호수시 문학회를 통해 시를 작성하고 회원 간 시평을 하는 것으로 활동을 대신해요. 월례회에 빠지지 않고 참석해 시인들을 만나다 보면 시간가는 줄 몰라요. 부지런히 일하고 활동해서 올해 꼭 첫 시집 발간해야죠.”



외롭던 봄날

   심장섭

흐드러지게 핀 벚꽃나무 밑에 자리를 펴 놓았습니다
살랑대는 봄바람 꽃잎 흔날리고
한 귀퉁이 언저리에 엉덩이를 걸치고 앉아 꽃 잔을 마시며
눈송이처럼 쏟아지는 그리움에 취했어요

무작정 아무리 기다려도 오시지 않는 아버지
이 아름다운 봄날 아버지는 어디에 계십니까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줄다리기 게임에 시간 가는줄 모르며
꽃잎 떨어지는 대로 소리 높여 불러 봅니다.

어머니 입속으로 들어간 꽃술은
명주실 처럼 줄줄 도라지 타령 흘러나옵니다
강원도로 갔다가 전라도로 가고 이내 정선으로 가네요
끝도 없는 가락이 내가슴을 동아줄 처럼 감았습니다
아버지. 정녕 어머니의 뼈 녹는 소리에도 외면하실 겁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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