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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03.16 00:00
  • 호수 752

“우리는 충남 최고의 지능수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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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인 잡기 위해 1주일간 잠복근무, 한달 평균 150여건 처리

 

당진경찰서 지능수사1팀이 지난해 수사관직무평가에서 충남도내 10개 지능수사팀 중 1위를 차지했다. 전국 260개 팀 중에서도 5위에 올랐다. 2008년도 치안종합성과에서도 최상급을 받아 충남청내 최우수팀으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예년에 비해 유독 사건이 많았던 지난해, 집에도 못 들어가면서 고생했던 터라 이 같은 평가는 팀원들에게 큰 위로가 됐다. 홍광정 팀장이 이끄는 지능수사1팀을 찾아 그간 당진지역에서 일어났던 크고 작은 사건들의 조사 과정과 지능수사팀 경찰로 근무하는 이야기를 들어봤다. 


IT제품 이용한 범죄증가, 지난 한해 인터넷 사기 20건 검거

지난 5일 인터넷 유명 포털사이트에 ‘중고나라’라는 카페를 개설해 내비게이션 등 각종 물품을 저렴하게 판매한다고 속여 전국각지의 피해자 140여명으로부터 3천여만원 상당을 가로챈 곽모씨 등 3명이 지능수사팀에 덜미를 잡혔다. 이들은 전국의 PC방을 돌며 타인명의의 휴대전화와 예금계좌로 물품 구매를 희망한 피해자들로부터 돈을 받아 챙긴 후, 물품을 보내주지 않은 혐의다.

지능수사팀은 지난 한해동안 이와 유사한 인터넷쇼핑 사기사건 20여건을 적발했다. 인터넷 쇼핑 사기사건의 경우 10만원 안팎의 소액 피해자들로 대부분 1건당 피해자가 50~200여명에 이른다. 게다가 청소년들이 용돈을 벌기 위한 목적으로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도 있다.

지능수사1팀에서는 사이버범죄를 이상용 경장이 전담해 수사하고 있다. 이 경장은 최우수팀으로 선정되면서 경장으로 계급 특진했다.

이상용 경장은 “피의자 대부분이 인터넷을 쉽게 다룰 수 있는 20~30대의 젊은층인데다가 검색만으로 범행도구나 방법을 취득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며 “쉽게 범죄의 유혹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을 사전에 차단할 방법에 대한 고민이 크다”고 말했다.

휴대폰, 컴퓨터 등 각종 IT제품을 이용한 사건이 증가하는 추세로 지난 1월말에는 초등학생의 핸드폰을 훔쳐 범죄에 사용한 30대 남성이 적발되기도 했다. 박모씨는 경기도 고양시에서 초등학교 여학생의 휴대폰을 훔쳐 휴대폰에 저장돼 있는 송씨의 친구들 16명에게 142회에 걸쳐 자신의 성기 및 자위행위를 촬영해 전송했다.

또 얼마 전에는 원룸 등 우편함에 꽂혀있는 휴대폰 요금청구서를 훔쳐 여자 휴대폰 번호를 습득해 피해자의 휴대폰으로 “너, oo빌라에 살지? 난 네가 누군지 안다”는 문자메세지와 함께 음란동영상을 보낸 남성을 붙잡기도 했다. 이상용, 박세정, 이영석 경장은 휴대폰 위치와 통화 내역 등을 추적해 범인이 음식을 시켜 먹은 음식점 배달원을 찾아가 범인이 기거하는 곳을 알아내 잠복했다가 1주일 만에 검거했다.


조사서 1만장, 4600여명 방문 수사

지능수사팀은 지난해 시승격 추진 과정에서 불거진 당진군 위장전입 수사를 담당했었다. 홍광정 팀장은 당시를 회상하며 “광범위한 수사 범위로 무척 힘들었다”고 말했다.

1만 페이지를 넘는 조사서와 80여명 가까이 되는 공무원들을 비롯해 140여명을 대상으로 소환조사를 벌였다. 위장전입 사실이 언론에 보도돼 수사가 시작된 4월부터 6월말까지 꼬박 3개월가량이 걸렸다.

홍 팀장은 2003년 여름, 군내에서 일어났던 초등학생 11명 성폭행 사건의 수사과정에 대한 이야기도 조심스레 풀어놓았다.

“꼭 잡아야겠다는 생각밖에는 없었습니다. 예산에서 피해를 입었던 아이의 아버지는 범인을 잡기 위해 직장까지 그만두었어요. 10살짜리 딸아이가 그런 일을 겪었으니…”

당시 홍 팀장이 소속돼 있던 강력수사팀은 신평치안센터에 전담반을 구성해 매일 같이 파란색 트럭 운전자만을 쫓아다녔다. 피해자 아이들의 최면수사로 범인이 파란색 1톤 트럭을 범죄에 사용했다는 것을 알아낸 것. 당진 지리를 잘 안다는 범인의 특성상 군민으로 수사망을 좁혀 꼬박 44일 동안 파란색 트럭 운전자 4600여명을 찾아다닌 결과, 범인을 검거할 수 있었다.


한달 평균 1인당 30여건 처리

경제관련 사건과 강력 범죄 사건을 제외한 모든 수사는 지능수사1팀의 몫인 셈이다. 고소, 고발, 진정 사건의 조사처리부터 노조관련, 집회사범, 집단민원사건, 명예훼손, 성매매 등 특별법 관련 사건 등을 주로 다룬다. 각종 민원사항을 담당하는 지능수사팀은 담당업무의 특성상 당사자들과의 조사가 주를 이룬다. 더군다나 당진은 개발지역으로 경제활동이 활발하고 유입·이동인구가 많아 충남에서도 천안, 아산, 서산에 이어 각종 사건이 많은 지역이다. 한달 평균 150여건 정도의 사건을 처리하니 1인당 30여건을 다루는 셈이다. 인근 홍성이나 예산의 전체 사건보다 지능수사팀의 처리사건이 더 많을 정도라고.

“주말이 따로 없죠. 토요일에는 모든 직원이 출근하고, 일요일에도 번갈아가면서 나와 사건처리를 해야 하죠. 평일에도 저녁 10시가 넘어서야 퇴근하는 게 일상다반사입니다.”

홍광정 팀장은 2월 한달동안 가족들과 함께 저녁식사를 두 번밖에 하지 못했을 정도라고.

각종 개발로 당진이 점차 도시화되어가고 있지만 여전히 농업이 주를 이르는 농촌지역의 특성상 명예훼손 사건이 많은 편이다. 옆집에 누가 사는 지도 모르는 도시와는 달리 이웃 동네의 아무개네 집안 내력까지 속속히 알만큼 이웃 간의 교류가 많기 때문이라고.

홍 팀장은 “동네사람들끼리 서로 잘 알고지내다보니 이웃 간에 명예훼손 사건이 도시보다 많은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제철 산업을 비롯해 각종 산업단지가 조성되고 있는 당진의 경우 산업 관련 노조들의 집회도 타지역에 비해 잦은 편이다. 그 밖에도 부동산 관련된 사기 사건도 증가하는 추세다.


어려운 경기, 불법 사채업자 탕진 ‘다짐’

경제수사팀은 요즘 경기가 어려워 급증하고 있는 불법 사채업자 검거를 위해 바쁜 날을 보내고 있다.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생계형 사채 피해자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서민들을 상대로 돈을 빌려주고 고리의 이자를 챙기는 불법 대부업자들을 뿌리 뽑기 위해 수사에 만전을 기하고 있습니다.”

그간 은행대출이 어려운 신용불량자로 등록돼 고리의 이자를 지불하면서 불법 사채를 이용할 수밖에 없었던 피해자들이 어려운 경제상황에 도산에 이르게 되자 피해 사실이 속속히 밝혀지고 있다.

당진경찰서 지능수사1팀은 “사건의 실체를 찾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합리적인 판단이 중요하다”며 “철저한 수사로 사건의 실마리를 찾아 실체를 분명히 하는데 힘쓰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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