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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고맙습니다. 서로 사랑하세요” - 이돈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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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님의 선종이 남긴 자취

이돈구(바오로) 당진신협 전무

지난 2월16일 우리시대의 영원한 목자이자 겨레의 푸른 별.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이 선종하면서 추기경께서 남긴 화해와 사랑의 메시지가 온 국민의 가슴에 메아리 치고 있다. 40만 명이 넘는 조문 인파가 몇 시간씩 추위에 떨면서 잠깐의 조문을 위해 조문 순서를 기다리는 광경이 매스컴을 통해 전 세계와 전국에 생중계 되면서 많은 국민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준 것이다. 가톨릭이 아닌 다른 종교인들도 조문 행렬에 동참했고 인터넷에선 주로 젊은이들이나 청소년들이 셀 수 없을 정도의 조문의 글을 올렸다. 김 추기경이 가시면서 남긴 “고맙습니다. 서로 사랑하세요”란 한마디가 우리 사회 구성원 사이의 이념, 세대, 종교간, 벽을 허물은 것이다.

 

특히 우리 지역은 순교자의 선혈위에 세워진 김대건 신부님의 솔뫼 성지와 신리 성지가 있고 120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는 합덕성당과 70년 역사의 당진 성당, 그리고 신합덕 성당, 신평 성당, 기지시 성당등 일찍부터 천주교 문화가 자리 잡은 내포문화권에 속해 있는 지역이기에 추기경 선종 이후 지역 주민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다른 지역보다 더욱 크게 나타나고 있다.

 

전국적으로는 추기경의 선종을 통해 베품과 나눔 정신을 돌아보게 되고, 사랑과 화해의 정신을 떠올리며, 장기 기증 신청과 입양 문의가 쇄도하며 추모 열기가 뜨겁게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고 한다. 김 추기경의 선종이 남긴 자취는 이처럼 크고도 깊다. 시대의 어른을 기리는 범국민적 추모 열기는 그만큼 우리네 삶이 공허감을 느낀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것이다. 경제 불황의 어두움, 부의 양극화 및 사회의 반목과 분열 앞에서 우리들은 아픈 마음을 온전히 둘 데가 없다. 늘 잔잔하고 편안한 미소로 큰 산처럼 우리 곁에 묵묵히 계시던 분을 잃은 상실감이 큰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김 추기경의 일생은 사랑과 통합, 용서와 평화, 정의와 중용의 메시지를 우리에게 전달하였다.

 

김수환 추기경이 단순한 종교지도자를 넘어 온 국민이 존경하는 인물이 된 것은 천주교 신자만이 아니라 모든 국민을 특히 가난하고 소외받은 이들을 형제와 자매로 삼아 그들을 사랑하고 봉사하고 나누는데 추기경의 몸과 마음을 바쳤기 때문일 것이다. 추기경은 우리 사회에 격동이 몰아쳤던 지난 40년간 우리 사회가 중심을 잡는데 주도적 역할을 하셨으며 민주주의를 억압하는 독재와 강자의 불의에는 단호하게 맞섰지만 겸손하고 청빈한 삶과 따뜻한 인간미로 모든 국민들에게 사랑과 존경을 받아 왔다.

 

지금 교회는 예수님 고난의 신비를 묵상하는 사순절 기간이다. 사순절은 예수님이 돌아가시기 전 40일간 그의 수난과 죽음을 기억하는 기간으로서 천주교는 이 기간 동안 엄숙한 미사와 경건한 생활, 자선의 실천을 강조한다. 특별히 올해 사순절은 김수환 추기경 추모 기간과 겹쳐 그 의미가 남다르다. 추기경의 선종 후 처음 맞는 사순절을 계기로 전국의 성당에서는 추기경의 유지가 담긴 감사와 사랑 운동을 확산하고 신자들은 신앙을 재점검하는 운동을 추진하고 있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도 올해 사순 시기 담화에서 그리스도교의 전통적 참회행위, 즉 기도·지선·단식 가운데 단식을 통한 이웃사랑을 특히 강조했다. 전국의 천주교 각 교구와 지역 성당에서는 이웃돕기를 위해‘ 한끼 100원 모으기 운동’ ‘사순 저금통 모으기’, ‘사랑의 쌀 한줌 모으기’, ‘헌혈 캠페인’ 등이 시작됐다. 천주교에서 펼치고 있는 사랑의 선교운동과 장기기증 운동이 단순히 천주교 차원에서의 행사로 끝나기보다 지역사회에서도 자치단체와 시민단체가 역량을 모아 새로운 시민운동의 패러다임으로 방향을 잡아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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