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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 입력 2008.07.21 00:00
  • 호수 720

대영택시 육광배 기사의 택시에서 있었던 일 - 달리는 택시에서 태어난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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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형편 어려운 산모 위한 도움의 손길도 이어져

7월3일 새벽 6시가 조금 넘은 시각, 택시기사인 육광배씨의 핸드폰이 요란하게 울렸다.
“광배야, 아이가 나오려고 한대! 빨리 좀 와줘!”
전화기 너머로 친구 박봉수(45) 씨의 다급한 목소리가 전해졌다. 육씨는 택시를 몰고 정미면 대운산리 박씨의 집으로 급히 달려갔다. 마당에는 박씨의 동생 박창수(42)씨와 만삭인 부인 민영화(24)씨가 나와 있었다.        
산모를 택시에 태우고 육씨는 당진읍 읍내 산부인과로 향했다. 택시에 오른 지 1분도 채 지나지 않았을 때 산모 민씨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렸다.
“아기가 나오려고 하는 것 같아요.”
택시 안에 긴장감이 감돌았다. 육씨는 가속페달을 힘껏 밟았다. 3분 정도 지났을까, 아이 엄마의 목소리가 더 다급해졌다. 양수가 터지고 아이가 세상 밖으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곧이어 아이 아빠의 떨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들이에요.”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아요. 어떻게 읍내까지 갔는지, 너무 당황해서 정신이 없었죠. 택시 안에서 아이가 태어나는 것만큼의 행운도 없다고 하더라고요. 한 생명이 제 차에서 태어났으니 얼마나 기쁜 일이에요. 앞으로 택시도 잘되고 좋은 일만 있을 것 같네요.”
그렇게 민씨의 셋째 아이는 육씨의 택시 안에서 태어났다. 민씨와 아이는 모두 건강했다.
그런데 막상 산모와 아이가 살 집에 가보고 나서 육씨는 당황스러웠다. 그들의 형편이 너무 어려워 보여 ‘택시 안에서 아기가 태어났다’고 신났던 자신이 되려 민망해질 정도였다.
박봉수씨는 4급 장애인으로 다른 사람의 논밭을 빌려 농사를 짓고 있고 아이의 아빠인 박창수씨는 일용직 근로자로 일이 있을 때마다 서울에 올라간다. 아이의 엄마 민영화씨는 베트남에서 온 이주여성이다. 그리고 홀어머니와 아이들 4명까지 모두 아홉 식구가 한 집에서 살고 있다. 대가족이 한집에서 어렵게 살고 있지만 국가보조금은 조건이 안된다는 이유로 받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소식을 접한 육씨의 회사 동료들은 대한적십자사 당진군협의회에 도움을 요청했고 정미면사무소를 찾아 어려운 형편을 전했다. 육씨가 다니는 대영택시(대표 손찬동)에서도 도움을 주기로 했다.
육씨는 “택시에서 소중한 생명이 태어나는 기쁜 일이 있었던 만큼 아이가 좀 더 좋은 환경에서 행복하게 클 수 있도록 돕고 싶다”며 “도움을 줄 수 있는 고마운 손길들이 많이 나타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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