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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퇴임 대통령의 바람, ‘건강한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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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수 당진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

 노무현 정부가 출범한 지 벌써 5년이 지나 정권을 이양할 시점이 되었다. 그동안 노무현 정부는 몇 가지 쓸만한 정책도 펼치면서 노력했지만 의욕만 앞서고 전반적으로 국민들의 합의를 얻어내지 못해 신망을 잃고 제대로 정책도 펼쳐 보지도 못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 정부에 대한 공과를 따지는 전반적인 평가는 향후에 전문가와 역사에서 할 것인데 정권교체시기에 굳이 이런 평가를 들먹이는 이유는 개인적으로 지켜봤던 노 대통령의 정치철학에 관련된 한 가지 문제를 살펴보고 싶어서이다.
 노무현 대통령께서 취임초에 검사들과의 갈등을 겪은 후에 심경고백을 하는 글을 통해 “우리나라를 정의가 바로 서고 진실이 통하는 사회로 만들고 싶다”고 한 말이 있었는데 이 말은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사회를 건강하게 발전시키는 사회관이기에 동감하면서 관심 있게 지켜봤다. 이제 그렇게 다짐했던 대통령이 임기를 다하고 떠나는 마당인데 “과연 우리나라가 얼마나 정의가 바로 서고 진실이 통하는 사회로 바뀌었는가?”를 평가해 본다.
 그리고 과연 얼마나 그런 노력들을 했는지 살펴보고 싶다. 한 마디로 평가한다면 지난 5년 여러 방면에서 그런 노력도 있었고 변화된 모습도 많이 있지만 아직도 멀었다고 말하고 싶다. 노무현 정권 초에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든 대선자금 문제가 이슈화되면서 선거법을 고치고 선거문화가 바꾸었으며 대통령 최측근들의 비리까지 낱낱이 폭로되면서 공직사회가 많이 깨끗해졌다.
 그리고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와 인권위원회가 활동하면서 과거 독재정권에 의해 저질러졌던 잘못을 밝히고 올바르게 바로잡았던 일도 여러 건 있었으며 이로 인해 국민들의 역사인식도 약간은 바뀌었다. 또한 기업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서 여러 가지 정책들도 펼쳤으며 사회적으로 자유와 평등정신을 정립하고 선명성을 높이려는 노력을 과거 어떤 정권보다도 많이 했었다고 본다.
 하지만 이런 일련의 노력들이 타협과 화합 및 공감대 형성이 부족한 상태에서 고집스럽게 밀어붙이면서 반대를 위한 반대와 개인적인 반감까지 불러오면서 절반의 성공밖에 못 거뒀다고 본다. 그리고 노동정책과 환경정책의 부재로 지지층마저 외면하고 부동산 정책 등 몇 가지 잘못된 정책들 때문에 국민적 지지를 얻지 못하면서 쓸 만한 정책들에 대한 호응마저 제대로 얻지 못하고 뒤로 밀리는 안타까움도 많았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 사회가 건강하려면 무엇보다 부당함보다는 정의가 바로 서고 편법보다는 원칙이 통하고 편중보다는 보편타당함을 택하고 거짓보다는 진실이 통하는 합리적인 사회가 되어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다만 이렇게 사회가 발전하려면 불편함과 어느 정도의 자기희생을 감수해야 하는데 대부분 개인적인 이득이나 편리함을 추구하기 위해 편법을 동원하고 범법행위까지 서슴지 않기에 문제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사회적 가치관이 정립되고 지도자들의 노력이 절실한데 아직도 요원하다고 생각된다.
 지난 대선과정을 지켜보고 이명박 특검이나 삼성특검의 진행사항이나 결과를 보더라도 그렇고 앞으로 펼쳐질 대운하사업에 대한 찬반논쟁을 지켜보아도 진실이 통하는 사회도, 정의가 통하는 사회도 아닌 것 같다. 또한 국내 메이저 언론매체라 할 수 있는 일부 보수언론은 여전히 여론을 호도하고 진실을 왜곡시키고 있으며 그런 보수언론이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이 대단한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아직도 정의보다는 힘의 논리가 앞서고 진실보다도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이란 장벽에 가린 억지가 통하고 편법과 기회주의가 판치는 불합리한 모습을 너무나 많이 보게 된다.
 우리 당진지역에서도 여론을 호도하고 순수한 시민운동을 이권개입이나 반대를 위한 반대로 매도하는 것도 자주 보았으며 편법과 위법을 당연시하는 풍토도 많이 있었으며 모든 가치를 부의 축척에 두는 어리석음도 지켜보았다.
 아무튼 이 사회가 아직도 정의가 바로 서고 진실이 통하는 합리적인 사회이기보다는 여러모로 건강하지 못한 풍토가 많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며 이런 문제에 대해 이 사회를 살아가는 모두가 한번쯤 심각하게 생각해볼 일이다.
 제발 퇴임하는 노 대통령의 바람처럼 우리 사회가 선과 악이 구별되고 진실과 거짓이 올바르게 평가되고 정의와 부당함이 엄연히 구분되는 건강하고 합리적으로 발전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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